어린 청소년들의 집단 폭행 사건이 연일 보도되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학교 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응답 학생 가운데 1,225명(1.3%)이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전년(2020년) 대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언어폭력 비율은 지난해 33.3%에서 올해 48.1%로 크게 증가했다. 가해 경험 응답 학생도 682명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으며, 이 중 중학생이 전년 대비 137명이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목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도 전년 대비 619명 증가했다. 

아울러 전년 대비 언어폭력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집단 따돌림, 금품 갈취, 사이버폭력, 강요, 성 관련 사안 등의 비율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특히 피해장소로 교내에서는 교실이 39.8%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교사들의 학폭 사건 예방을 위한 노력과 인지 시 적절하고 빠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몇 주 전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자녀의 교복에서 볼펜으로 낙서된 비방 단어를 보고 깜짝 놀랐다. 단순한 볼펜 자국이 아니라는 생각에 자녀에게 자초지정을 묻자 동급생으로부터 지속적인 시달림을 당했다는 얘기를 듣게 됐고 담임교사에게 이를 알렸다.

하지만 담임은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자리교체로만 사안을 넘기려 했고 이를 납득하지 못한 A씨가 절차에 따라 처리해달라고 재차 요구하자 관련 담당 교사에게 넘기겠다는 말을 전해왔다.
이후 처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사안에 대한 꼼꼼하고 면밀한 조사와 피해를 당한 학생에 대한 배려는 없었으며, 심지어 학부모와의 상담도 10여 명의 교사가 업무를 보고 있는 자리에서 이뤄졌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도 최근 고등 자녀의 카톡을 우연히 봤다가 일부 무리들이 자녀를 괴롭히는 대화 내용을 보고 바로 담임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사실을 알리고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다음날 학교에 다녀 온 자녀가 들려준 말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담임이 B씨의 자녀와 상대방 아이들을 함께 불러 반성문을 쓰게 하고 다시는 어울리지 말라고 했다는 것. B씨는 너무 기가 찼지만 학기 초인데 담임에게 밉보여 자녀에게 혹시나 해가 될까봐 벙어리 냉가슴만 앓게 되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학폭이 교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에서 교육 현장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학폭 사안에 대한 미비한 대처에 불만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학부모 B씨는 “교사는 아무래도 청소년에 대해서는 전문가”라며 “아이들과 가장 가깝게 접하며 학폭을 미리 인지해 예방할 수도 있고 설혹 미리 알지 못했다하더라도 나중에 알았다면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금만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일부 교사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평생 가슴에 안고 갈 상처를 입은 아이와 부모, 그리고 그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크다. 학교 현장에서 학교 폭렴 담당 교사 뿐 아니라 담임, 교장·감 모두 학교 폭력 피해자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