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최하위 수준의 내부청렴도 등급을 받은 군산시가 6급 이상 공무원 청렴도 평가를 비롯해 올해 청렴도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군산시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 2020년과 마찬가지로 내부청렴도는 전국 최하위 수준인 5등급, 외부청렴도는 3등급, 종합청렴도 4등급을 기록했다.
특히, 내부청렴도는 군산시 공무원들 스스로 조직이 청렴하지 않다는 인식과 사실상 내부 불만요인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구성원들의 자긍심 저하 및 공직 소명의식 부족 등 건전한 조직문화 형성 및 공직사회에 대한 시민 신뢰를 얻는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렇듯 군산시의 낮은 청렴도는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현직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시정 총책임자인 강임준 시장이 경쟁 후보들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되는 등 아픈 상처이자 약한 고리로 작용했다.
강 시장도 선거당시 전국 최하위권에 머문 군산시 청렴도의 심각성을 인식해 당선되면 외부전문기관에 의뢰해 매년 군산시청 계장급(6급) 이상 공무원에 대한 청렴도 평가를 실시해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재선 임기 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시하는 전국 행정기관에 대한 청렴도평가에서 1등급을 달성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당시 6급이상 전 공무원에 대한 청렴도를 평가하겠다는 강시장의 공약은 시 공무원들 사이에서 “청렴도 하위등급의 책임이 마치 6급이상 공무원들에게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와 “6급은 공무원 조직의 중간 역할인 만큼 청렴도 측정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다”는 등의 분분한 내부의견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재선 강임준 시장이 취임한 민선8기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군산시의 노력은 무엇일까?
시는 우선 6급 이상 간부공무원의 청렴도 평가는 시장 공약대로 오는 12월 중 실시할 방침이다.
무보직을 제외한 6급 이상 403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업무환경 부패위험도를 비롯해 청렴, 법규준수 등을 측정하고, 특히 해당 간부공무원 개인의 청렴도를 평가하여 인사에 반영할 예정이다.
평가방법은 전문조사기관에 용역을 의뢰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설문 내용은 국민권익위원회의 간부공무원 부패위험성 진단 표준모형인 설문 문항을 중심으로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인사 및 예산집행, 상급자의 부당한 업무지시, 금품제공 등에 대한 설문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민간 전문가와 공무원(MZ세대 포함) 등이 참여하는 가칭 ‘맑은군산추진단’을 구성해 청렴도 향상을 위한 의견수렴 및 세부계획을 확정하여 강임준 시장에게 시책 반영 등을 건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내부청렴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사운영 방안을 개선하기 위해 격무부서 선정 정례화 및 인센티브 강화 등 투명한 인사운영, 부서 추천제를 통한 국소장 책임행정 강화, 균형인사를 통한 장애인공무원 보직관리 강화, 부서별 성과반영을 위한 성과상여금 평가기준 개선 안 등을 마련해 올해 하반기 인사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부정부패와 조직의 문제점 파악을 위하여 익명신고시스템인 군산시 익명신고앱을 설치해 인사고충, 부당행위, 성비위, 복무위반 등의 제보를 접수하고 제보자는 철저히 신분을 보장할 계획이다.
일부에서 지적되고 있는 업무추진비와 특근매식비의 부당한 집행 사례를 막기 위해 카드사용내역을 조회하는 등 집행의 적정성 및 관련 규정 준수여부 등을 수시 확인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청렴도 향상 계획을 추진하면서 하위직 직원들은 청렴도 하락이 인사와 근무평정 업무를 수행하는 상위 직급들 책임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았다”며 “상위직급에 대한 하위 직원들의 반감이 적지 않은 만큼 6급 이상 상위직을 대상으로 청렴도 평가를 시행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군산시가 6급이상 공무원을 대상으로 개인의 청렴도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인사에 반영하려는 방침이 바닥상태인 청렴도를 끌어 올릴 확실한 특효 처방이 될 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내부청렴도가 전국 최하위권인 군산시 현실에서 벌써부터 6급이상 평가가 청렴도 향상에 득(得)이 될지, 아니면 실(失)이 될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해지는 만큼 앞으로 이를 둘러싼 공직사회 여론 추이에 첨예한 관심이 쏠린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