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청렴도 향상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퇴직자의 부적절한 영향력’이 내부 청렴도 취약요인 중 하나로 꼽힌 것을 두고 공직사회 내 의견이 분분하다.

군산시가 지난 3월28일부터 4월4일까지 400여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내부청렴도 자체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인사업무의 공정·투명성▲연고주의 조직문화▲퇴직자의 부적절한 영향력▲간부공무원 개인 청렴▲갑질 방지 등이 청렴도 취약항목 순으로 꼽혔다.

인사업무의 공정 투명성 항목에서는 기준이 불명확하고 불합리, 연고주의 개입, 내외부 청탁 등이 부당한 인사원인으로 꼽혔고, 부당한 인사 분야는 부서배치, 승진자 내정, 인원배분 등의 요인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연고주의 조직문화는 승진, 부서배치, 근평 등의 순으로 취약성을 드러냈고, 부패행위 제재강화, 공사 구분을 통한 교육 및 문화, 익명신고 활성화 등이 연고주의 근절방안으로 대두됐다.

이런 가운데, 후배공무원들에게 퇴직자의 부적절한 영향력이 청렴도 취약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인사업무와 연고주의 항목의 경우 그간 군산시 내부 청렴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돼온 터라 별반 새로울 것이 없지만, 청렴도 취약 분야에 퇴직공무원들의 활동이 비중있게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고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는 공직을 떠나 재취업에 성공한 퇴직자 중 일부 전직 공무원들의 활동이 과거 재직시절의 인연과 인맥인 후배 공무원들에게 업무적·심리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는 것을 방증해준다.

단순히 사회생활에서 통용되는 전·현직 선후배 공무원의 인간적 관계를 넘어 각종 공적인 업무영역에서까지 일부 퇴직자들의 도 넘은 부탁이나 역할이 현직 후배공무원들에게 청렴도 저하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 청렴도 향상을 내건 군산시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 결과 퇴직자의 부적절한 영향력 차단을 위한 우선순위는 퇴직자에 대한 재취업 심사승인제도 철저 운영, 퇴직자관련 수의계약 금지, 퇴직자 교육 실시 등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나온 만큼 앞으로 군산시의 대응 방안에 귀추가 주목된다.

군산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설문 결과는 퇴직 후 재취업 기회를 얻어 제2의 인생을 의미있게 살아가는 다수의 퇴직자들과 달리 전직 경험과 인맥을 이용해 각종 업무상 편의를 보려는 일부 퇴직자들의 활동에도 적지 않은 제약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성세대와 가치관 및 문화가 다른 MZ세대 젊은 공무원들이 증가하면서 퇴직자들의 통상적인 재취업 활동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잣대를 들이대는 등 공직사회 조직문화에 변화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자체 청렴도 조사에서 퇴직자의 부적절한 영향력이 청렴도 취약분야로 꼽혔다는 사실만으로도 다소 의아했다”며 “재취업한 일부 퇴직자들이 업무와 관련해 후배 공무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문제점으로 드러난 만큼 퇴직자들의 관련 업체 취업 심사나 업무관련 현직 직원들에 미치는 부담 등을 덜어주기 위한 시 차원의 대응시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