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산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각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가 드러나자 차제에 삶의 질과 직결되는 대학병원급 의료시설이 유치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군산시 인구는 지난 2003년과 2004년에 각각 연간 3400여명, 2005년과 2006년에는 각각 2100여명 씩 감소했으나 2008년에는 3283명이 증가했다.

감소행진을 거듭한 끝에 10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 올해 고입선발고사에서 군산 합격생들의 평균 점수 상승폭이 인근 익산이나 전주시보다 높고, 우수 중학생 외지유출이 감소하는 등 교육의 질적 수준도 높아졌다는 것이 군산시와 교육계의 분석이다.

또 지구촌 경제불황에도 흔들림 없이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오는 8월과 10월경 본격 가동을 시작하고, 동양제철화학과 세아베스틸은 증설투자를 가속화하는 등 민선4기 2년반 동안 320개 기업이 군산입주를 결정했다.

이렇듯 각 분야에서 군산의 몸집을 키우는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또다른 일각에서는 열악한 군산 의료환경을 호소하는 불만 여론이 갈수록 확산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기업유치와 문화시설 신축, 교육환경 개선 등 제반 분야에서 군산의 도시기반여건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반해 응급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다루는 의료 환경은 큰 개선 없이 답보상태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뇌혈관계 급성 응급질환은 물론 심지어 감기나 골절 같은 경증 질환까지도 처음부터 인근 익산이나 전주소재 대학병원으로 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자조섞인 말까지 시중에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들은 급성질환의 신속한 처치가 미흡한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인정하는 위험수술을 감당할 규모의 병원이 없다는 것을 군산지역 의료환경의 문제점이자 불신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의료환경이 열악하다보니 간혹 중증질환의 오진이 발생하거나 일부 환자들의 경우 가벼운 질환으로 군산지역 의료기관에서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고도 차도를 못보고, 심한 경우 오히려 약제 부작용 등으로 악화돼 전주 등 타지역 대학병원으로 옮겨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기업유치 등의 영향으로 산업·문화·교육인프라가 확충되면서 군산 각 분야의 자립기반이 높아지고 있으나 유달리 시민 삶의 질과 밀접한 의료분야 만큼은 전주와 익산지역 의존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소재 유명 종합병원과 같은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을 군산에 시급하게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의료수요 부족으로 채산성이 맞지 않아 대학병원급 의료기관 유치에 걸림돌이 돼왔으나 세계적인 규모의 대기업 가동과 다수 기업 입주로 의료수요가 급증하면서 대학병원급 유치 여건이 성숙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내 모 의료계 관계자는 “지금의 군산은 과거 몇 년전과 판이하게 발전해가고 있다”며  “지금이야 말로 군산의 의료수요 발생 추이를 볼때 미래를 보고 국내 유명 의료기관이 분원 설치를 검토해볼 적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오랫동안 익산과 전주지역에 종속돼온 군산의 ‘의료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군산지역 각계의 중론형성과 전략수립이 요구된다.

아이디 ‘군산산북’을 쓴 네티즌은 본지 인터넷신문에 “군산이 인구증가효과를 보려면 문화, 생활, 교육환경도 중요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대학병원급 3차 의료시설”이라며 “더이상 인근 병원의 들러리 역할을 서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남지역은 목포대 의과대설립추진위를 구성해 도지사와 시장 등이 적극 나서는 등 전국 각 지자체에서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