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산군도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다음 달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재지정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도서 주민들은 20년 가까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온 만큼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전라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은 향후 새만금개발 과정에서 토지가격 상승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재지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군산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선유도와 무녀도, 장자도, 신시도 등 4개 섬으로 이뤄진 고군산지구(9.8㎢)는 1997년 국제해양관광지구 및 2007년 국제해양관광단지 지정에 이어 2008년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개발계획이 추진됐다.
당시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2020년까지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선유도·무녀도·장자도·대장도·관리도리 일대 국제해양관광단지에 호텔과 콘도·마리나·해양문화전시관 등을 조성해 환황해권 국제해양관광지로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민간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개발사업은 커녕 행정절차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으며, 정부의 사업부진 지구 퇴출방침에 따라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됐다.
그동안 전북도 등은 미국 패더럴사, 미국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스튜디오 등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거나 투자협상을 진행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특히 국제해양관광지구는 지난해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돼 새만금 지구로 편입되면서 기존의 개발계획이 백지화됐음에도 아직까지 개발구상이 수립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북도는 이달 중 군산시와 도서주민, 새만금개발청 등의 종합적인 의견을 수렴해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해 재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재산권 행사 VS 국제해양관광단지 개발
현재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등은 사업 개발을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재산권 침해에 따른 지역민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다.
도서 주민들은 그동안 각종 개발 명목 아래 재산권 행사에 막대한 제약을 받은 상황에서 또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 할 경우 주민들에게만 무조건적으로 피해를 감수하란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석환 무녀2구 이장은 “고군산군도는 지난 7월 연결도로 부분 개통에 따라 이제는 섬이 아닌 육지로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및 재산권 행사를 위해서도 해제가 바람직하다”며, “더욱이 경기침체로 투자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사업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군산시가 최근 고군산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민 모두가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은 고군산군도의 경우 오는 2023년까지 새만금MP 1단계 사업이 추진중이며, 국제해양관광단지 민자유치에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 난개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재지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고군산군도의 경우 전체 면적 중 사유지가 60%를 차지하고 이중 외지인 소유 토지가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가격 역시 임야의 경우 공시지가는 12만원에서 45만원, 답(30~36만원), 전(21~45만원) 정도이나 거래 호가는 100만원을 뛰어넘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시 자칫 사업성 저하 및 투자유치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고군산지구의 경우 내년 말이면 연결도로가 완전 개통에 따라 개발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본적인 기반시설이 구축되면 한동안 표류하고 있는 민자유치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조만간 군산시의 의견서를 받은 뒤 이달 중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한 재지정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며, “허가구역 지정은 지역민의 재산권 침해와 지가상승에 따른 부동산 투기 등 양면이 있어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정근 기자 (hjg20012002@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