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같으면 통상적인 정례회기로서 정해진 의사일정에 따라 의정활동이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겠지만, 이번 정례회는 의원들간 다양한 역학구도 및 대립관계로 인해 일부 합리성을 벗어난 감정적 의정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

시의회는 4.13 총선이후 그동안 공식적인 의정활동 과정에서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간 힘겨루기 양상이 심화돼 시민들로 하여금 ‘도 넘은 감정싸움’이라는 비판여론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지난 7월 후반기 의장단 선거이후 5개월 여 시간이 흐르고 있으나 아직까지 원구성 후유증을 봉합하지 못한 채 의원들간 심각한 대립 및 갈등이 잔존해 있다.

의회 내 이러한 정파대립과 의원들간 정치적 친소관계에 의한 갈등은 지난 9월 임시회 추경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유례없는 직권상정으로 이어졌고, 의원들간 성명전으로 비화되는 등 서로 책임전가 양상이 빚어져 눈총을 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평소 24명의 의원들이 화합은 뒷전인 채 각종 워크숍 등의 행사에 친소관계에 따라 참석 여부가 뚜렷이 갈리는 등 7대 후반기 군산시의원들의 편가르기 내지는 이른바 편먹기 양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시의회 내 이러한 편가르기 양상이 사적인 영역을 넘어 의정활동이라는 의회 본연의 공적 영역에서도 공공연히 재현되면서 시민들에게 볼썽사납게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후반기 의회의 가장 큰 구조적 문제점인 이러한 편가르기 양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의정활동의 꽃으로 불리는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해 내년도 군산시 살림살이를 논의하는 2017년도 본예산 심의가 합리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채 자칫 감정적, 파행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기서 기인한다.

군산시 한 관계자는 “시의원들간 도 넘은 갈등과 정당 대결 구도가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면 좋겠지만, 이미 지난 추경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팽팽한 감정대립구도에 사로잡힐 경우 집행부는 제대로 일을 못하고, 결국 시민들의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번 정례회 만큼은 변화하고 화합하는 시의회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의회 모 의원 역시 “규모가 작은 추경예산을 놓고도 의원들간 후유증이 심했던 만큼, 사실 의회 안팎에서도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와 본예산 심의를 놓고 또다시 갈등이 되풀이 되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하는 시각이 많다”며 “더 이상 신뢰를 잃기 보다는 이번에 달라진 모습으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내년에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위기 등 지역경제가 살얼음판을 방불케 할 것으로 예상돼 이번 시의회 본예산 심의가 갖는 중요성은 매우 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시의회의 이러한 분열과 불협화음이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의원간 불신과 감정대립에서 비롯됐다며 이번 본예산 심의와 행정사무감사에 임하는 시의원들이 기존 감정적인 의정활동 영역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정희 군산시의장은 “지금껏 의회의 일부 모습이 바람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번 정례회는 의원들 개개인이 정말로 군산을 사랑하고, 군산을 발전시키기 위한 일념으로 의정활동에 임한다면 신뢰받는 의회의 모습을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정례회 의정활동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