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본사 직원인 강모씨(44)는 최근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2009년 당시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기대감을 품고 당당히 입사한 그이지만 9년만에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게 될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본사에서 울산 복귀 내지는 명예퇴직이라는 최후 통첩이 내려진 상황이다.

 40을 넘긴 나이에 한 평생 생활해 온 군산을 떠나 낯선 곳에서 새롭게 정착해야 하는 상황이 고통스럽기만 하다.

 더욱이 아내를 포함해 딸린 식구만 4명. 가족을 떠나 기러기 생활을 하던지 이직을 해야하는 위기에 내몰린 그는 하루하루가 긴 1년처럼 느껴지고 있다.

 #=또 다른 하청업체 직원 이모씨(37)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현대중공업 드림을 꿈꾸고 기술교육원에 입사해 박봉과 힘든 환경속에서도 오로지 정직원 채용만을 목표로 묵묵히 근무해 온 시절이 벌써 7년.

 당시 그는 1년 이후 곧바로 정직원으로 채용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경쟁률은 30대 1을 육박했고, 이로 인해  같이 입소했던 기술교육원 동기들 70% 이상은 이미 이직을 한 상태다.

 그는 올 하반기부터 현대중공업 일감이 없고, 자신이 속한 협력업체도 이미 가동을 멈춘 상황에서 최근 일자리지원센터를 찾아 취업상담을 받고 있다.

 강씨는 “현대중공업이라는 대기업이 일시적인 위기로 인해 근로자와 가족을 포함한 수만명의 생계를 낭떠러지로 내모는게 과연 기업윤리인지 묻고 싶다”며, “더욱이 울산도 군산과 상황은 마찬가지로 거기서도 과연 얼마나 버틸지도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위기에 따른 근로자들의 절규가 그치지 않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군산조선소 근로자는 5600여 명으로 올해 초 현재는 3800여 명으로 2천 여명 가까이 실직한 상태다.

 여기에 도크 가동이 중단 이후에는 시설관리 인력 수 백명만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이 울산 복귀 내지는 이직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사회에서도 군산조선소 영구 폐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들은 신규 수주 물량 확보시 재가동한다는 현대중공업 발표와 달리 조선시장 상황을 비춰볼 때 울산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군산조선소를 자칫 폐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론이 대두되고 있다.

 시민 권모씨(50)는 “현대중공업은 한국지엠, OCI, 세아베스틸 등과 더불어 군산은 물론 전북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으로서 자칫 폐쇄시 지역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은 엄청날 것”이라며, “단순한 경제논리로 가동중단이 아닌 근로자들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 현실적인 방안이 시급히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