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5월 예술의전당 개관이후 4년이 다 되도록 시민문화회관 매각에 번번이 실패한데다, 리모델링 후 공연장 활용방침을 수립하고도 제때 수선조차 못한 채 손을 놓으면서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건물을 팔지도, 활용도 못한 채 대책 없이 오랜 기간 방치하다보니 행정력 부재라는 따가운 지적과 함께 가뜩이나 상권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도심 공동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차라리 시민문화회관을 깨끗이 철거한 후 주민 휴식공간으로 되돌려 주거나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공간 활용을 바라고 있다.

시의회 등 일각에서는 이 건물이 국내 유명 건축가 김중업 작가의 유작임을 이유로 보존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시민문화회관 활용을 놓고 지역사회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다.

현 시점에서 군산시민문화회관 활용방안은 크게 철거 후 신축, 리모델링 후 공연장 활용 등을 꼽을 수 있다.

시에 따르면, 철거 후 건물을 신축할 경우 최소 5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사업비가 소요됨은 물론, 김중업 작가 유작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여 사실상 철거 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다른 방안은 리모델링 후 예술의전당과 차별화 해 시민문화회관을 다양한 시민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인데, 이 경우 리모델링에만 70~8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돼 예산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4년이나 차일피일 결정을 미뤄온 상황에서 더 이상의 시간을 지체할 경우 군산시가 떠안게 될 행정적·여론적 부담이 만만치 않아 시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다수 시민들은 지금까지 충분한 고민의 시간이 흐른 만큼 이제는 군산시가 용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예술적 가치에 따른 보존 논란과 과중한 철거비 부담 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쪽으로 활용방안을 확정해 시민들을 이해시키는 등의 전략적 접근도 요구된다.

시민 김모 씨는 “이제 더 이상 시민문화회관 문제를 질질 끌면서 주민들에게 불편을 안겨줘서는 안될 것이다”며 “눈치보기 행정을 그만두고 소신있는 정책을 결정해 시민들을 이해시키고 소통하려는 군산시 행정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의회 협의 등이 남아 있어 확정단계는 아니지만, 집행부로서는 시민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해 예술의전당은 오페라·교향악 중심의 순수예술공연장으로 활용하고, 시민회관은 콘서트와 연극·댄스 등 다양한 대중예술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막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보수에 필요한 70~80억원의 예산은 일부 국비를 지원받고, 나머지는 시비로 충당하는 방안도 검토중에 있다”며 “시의회 협의를 거쳐 빠르면 5월중에라도 시민회관 활용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고 밝혀 4년간 끌어온 미완의 과제가 과연 해결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