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역의 철도 교통 여건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에 맞춰 군산시가 철도 편의시설 확보 등 대응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군산시의회는 철도 유관기관에서 해야 할 일까지 군산시가 혈세를 투입하는 것이 적절하냐며 반대 입장과 신중론을 보이고 있어 양측의 첨예한 대립이 우려된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 익산-대야 복선화 사업과 대야-군산항 6부두를 연결하는 군장산단 인입철도가 각각 개통되면서 장항선 익산역까지 복선 운행이 가능해짐은 물론, 전북 유일의 국제무역항인 군산항을 이용하는 각종 물류 화물의 철도 수송시대를 열었다.

오는 2026년에는 대야-홍성을 잇는 장항선 복선화 사업이 준공 예정이며, 대야-새만금 신항을 연결하는 새만금신항 인입철도 신규 사업도 오는 2035년께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이처럼 군산의 철도 환경이 급변하면서 내흥동 소재 군산역은 도심권과 떨어진 지리적 위치 등으로 인해 단순 정차역 수준으로 기능이 감소, 물류와 여객 운송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군산시는 전망하고 있다.

반면에 군산의 각종 철도 인프라 계획이 대야역을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대야역은 군산역과 달리 새로운 철도망과 연계한 여객·물류의 복합 환승역으로 기능이 확대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새만금의 철도 물류 및 운송과 연결된 허브 역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

한마디로 지역의 철도망 계획을 고려할 때 ‘군산역은 지는 해, 대야역은 뜨는 해’로 역할과 기능이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

군산시는 특히, 정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토대로 볼 때 새만금신항 인입철도, 장항선 복선화, 서해선 연장, 서해선~경부고속선과 연계(2028년 예상)한 철도망 구축으로 대야역이 환승거점역 역할 및 KTX 도입 등 기능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반해 1990년대 계획이 수립된 대야역은 새로운 철도환경에 대비한 확장성이 반영되지 않아 신규 철도 사업들이 줄줄이 추진될 경우 도심권 시민들의 역 이용 불편은 물론 주차장 부족난, 물류기능 미흡 등으로 충분한 기능 수행에 역부족이라는 것이 군산시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시는 대야역을 군산의 여객과 물류를 담당하는 거점역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논리를 발굴, 국가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전문 용역 시행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새만금 공항과 신항을 연결하는 새만금항 인입철도 계획에 맞춰 대야역과 새만금공항역 중간 지점에 가칭 남군산역을 개설하고, 오는 2026년 장항선 개통에 맞춰 40억원의 토지매입비를 들여 토지를 우선 매입한 후 대야역 광장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홍성군의 경우 서해선 복선전철화 및 장항선 복선화에 맞춰 선제적으로 역세권 도시개발을 추진 중이고, 합천과 거체 등 경남 5개 시군 역시 2027년 개통되는 남부내륙선과 연계해 역세권 개발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타 지자체들이 철도 환경에 부합하는 도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군산시 역시 변화하는 철도환경에 신속히 대처해 개발 선점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대야역광장과 남군산역 신설 등 발 빠른 선제적 대응전략이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의회는 군산시 철도 환경 대응전략에 대해 필요성에는 일정부분 공감하지만, 본질적으로 철도 유관기관이 책임지고 해야 할 사안까지 시가 예산을 들여 앞서 나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경봉 시의원은 오는 31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국토교통부나 국가철도공단 등 국가에서 시행해야 할 대야역 광장조성사업에 40억원이라는 막대한 시민 혈세를 낭비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5분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변화하는 철도환경에 대비한 군산시의 대야역 광장 조성 등 철도 인프라 구축사업을 놓고 군산시와 군산시의회가 첨예한 시각차를 보이면서 향후 군산시가 시의회를 어떻게 설득하고 이해시킬지가 사업추진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