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호 대표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실천하면서 (주)김장독 회사를 튼실하게 운영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사회 취약계층인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온 지역 내 한 중소기업인의 열정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군산시 성산면에서 ‘어머니의 손맛 가득한 김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 직원의 86%를 장애인으로 고용해 맛깔스런 김치를 담가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주)김장독 문성호(49) 대표.

본지는 문성호 대표를 만나 장애인에 대한 그의 남다른 사랑과 열정을 들어봤다.

▲‘김장독’ 은 어떤 회사입니까?

성산면에 지난 2004년 말 문을 연 우리 회사는 포기김치, 깍두기, 총각김치, 깻잎지, 갓김치 등 다양한 김치류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대기업 납품은 물론 학교와 기업체 급식용으로 입맛을 사로잡고 있으며, 하루 11톤 규모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부는 하와이 등 해외수출길에 올랐으며, 지난해 40억원에 가까운 연매출을 올렸습니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관심이 많으신데 현재 회사의 장애인 고용 현황은 어떻습니까?

우리 회사는 현재 전직원 30명 가운데 26명이 장애인입니다.

채용된 장애인 중에는 경증 지체장애도 있지만 정신장애, 지적장애, 뇌병변 등 중증 장애인이 약 70%에 달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복지에 관심이 많아 2004년 회사 설립당시 처음으로 장애인 한 명을 고용했는데, 매년 조금씩 늘리다 보니까 벌써 26명으로 늘게 된거죠.

앞으로도 장애인을 추가로 모집해서 50명까지 증원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입니다.

▲식품제조업을 하면서 장애인을 고용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장애인 고용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저는 전주에 있는 동암고를 졸업했는데, 학창시절 하체를 쓰지 못하는 동암고 설립자이신 양복규 이사장님의 장애인에 대한 열정과 철학에 감동을 받고 나중에 꼭 장애인 복지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죠.

군산에서 회사를 세울 당시만 해도 주위에서는 김치 공장에서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클 것이라며 반대의견이 많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장애인을 고용하고도 얼마든지 김치 공장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또 반드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실례로 우리 회사는 2010년 깐깐하기로 유명한 해썹(HACCP) 인증을 받음으로써 장애인을 직원으로 둔 식품제조 공장에서도 엄격한 품질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당당히 입증하게 됐죠. 

▲장애인을 고용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과 보람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전 직원의 86% 이상이 장애인이다보니 생산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경기도에 있는 일반 김치공장에서는 직원 25명이서 하루에 7톤 가량의 김치를 생산하는데 반해, 직원이 더 많은 우리 회사는 장애인이 대다수다 보니 하루에 3톤 가량을 담그는데 그치게 돼요.

관리상의 어려움도 큽니다. 장애인 직원들을 위해 작업장 시설을 개선하는데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이 들거든요.

또, 장애를 가진 사원들이 안전하게 출퇴근 할수 있도록 하는 것도 사업주 입장에서는 이따금 힘듭니다. 때문에 25인승 지입차를 이용해 장애인 직원들의 출퇴근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힘든 것은 장애인들이 많다는 이유로 사회적 편견이 깊고, 이는 곧 마케팅 활동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수 장애인을 직원으로 둔 회사 사장으로서 느끼는 뿌듯함도 많습니다.

장애인들은 아주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합니다. 작업장에서도 눈치보지 않고 맡은 바 일을 거뜬히 소화해 냅니다.

일을 배우고, 숙달하기 까지 다소 더딜 뿐이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들의 강한 성실함과 책임감 속에서 저 또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거든요.

이따금 장애인 직원의 부모들이 아들 생일이나 월급날에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떡이나 간식을 만들어 회사에 올 때가 있는데 한 집안에 행복을 주는 것 같아서 흐뭇합니다.

▲정부의 장애인 복지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과거에는 소외계층 하면 장애인을 떠올리곤 했는데, 요즈음에는 노인일자리, 청년실업, 기초생활보장 등으로 복지수요가 다양화되면서 장애인에 대한 복지와 관심이 예전 같지 않거든요.

장애인을 고용하면 고용장려금을 주고, 의무고용을 하지 않으면 고용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장애인 채용보다는 차라리 고용부담금을 부담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정부의 장애인 정책도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장애인들은 일의 숙련도가 낮고 몸놀림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작업현장에서 산업재해를 입을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재처리가 증가하고, 산재요율도 높아져 사업주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거든요.

장애인 고용장려금까지 지급하면서 장애인 고용을 권고하는 정부가 정작 장애인 고용사업장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장애인 산재요율은 낮추지 않고 일반사업장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여러 번 관계기관에 장애인 고용사업장의 산재요율을 낮춰주도록 건의했으나 반영될 기미가 없습니다. 

▲장애인 고용창출 등 장애인 복지를 위한 과제가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장애인은 어린 아이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가 어린아이에게 밥을 먹일 때 입에 떠 넣어 줘야 하는 것 처럼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도 단순히 고용장려금이나 시설개선 지원만을 할 것이 아니라 출퇴근은 물론 장애인이 작업장에서 소외되지 않고 안전하게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실상 사회에서 밥을 먹여주는 역할까지 해줘야 하는 것이죠.

또, 장애인 직업재활이 한층 강화되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장애인을 더 채용하고 싶어도 일터에 나올 수 있을 만큼의 직업재활능력을 갖춘 장애인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의 쉼터 역할 만을 할 것이 아니라 장애를 딛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하고 적극적인 직업재활교육이 시급한 거죠.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먼저 몸, 마음, 정신까지 취약한 장애인들이 위축되거나 소외되지 않고 당당히 사회에 적응하면서 웃을 수 있는 터전을 만들고 싶습니다.

공장이든, 일터든, 쉼터든 간에 장애인들이 마음껏 꿈을 펴고 행복할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입니다.

사업적으로는 지금도 일부 수출을 하고 있지만, 김장독에서 생산하는 우리 대표 음식인 김치를 해외 여러 나라에 더욱 폭넓게 수출하는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남들 모두가 가는 쉬운 길 보다는 비록 더디고 힘들지라도 우리와 똑같은 장애인들의 버팀목이 되고자 합니다. 

문성호 대표는?

전북 김제가 고향인 문 대표는 장애인 복지 및 장애인 고용을 실천하며 장애인들에게 꿈까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2012년에 한일장신대학교 대학원에서 ‘고용주의 장애인 고용결정 요인에 관한 연구’논문을 통해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전북장애인 표준사업장 협의회장 군산사회적기업 협의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군산장애인종합복지관을 비롯한 도내 다수 장애인 복지시설에 매월 100㎏ 이상이 김치를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