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군산공장은 생산차량의 95% 가량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동유럽에 수출해왔으나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러시아 딜러 회사가 부도나는 등 주요 수출국 현지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이로 인해 동유럽 수출 물량이 차질을 빚고, KD물량 역시 수출길에 오르지 못한 채 대기하고 있으며, GM대우 측은 잔업과 특근을 없애고 조업단축에 들어간 상태다.

GM의 비상체제 돌입은 곧바로 협력업체들의 경영난으로 확산되면서 지역경제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라북도는 4일 군산상공회의소에서 김완주 지사 주재로 GM대우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인 간담회를 갖고 수출길이 막혀 고전하고 있는 GM대우 정상화를 위한 지원의지를 재확인했다.

간담회에는 문동신 군산시장을 비롯해 삼원오토텍(주), 아이에스테크, 한국펠저 등 13개 GM대우 협력업체와 군산상공회의소, 한국은행, 산업은행, 농협중앙회, 전북중소기업청,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한국산업단지공단 등 14개 유관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핸들커버 제작업체인 삼원오토텍(주) 허영원 대표는 “GM대우 수출물량이 감소하면서 금융권이 협력업체 경영자금 신규대출을 외면하고 있다”며 금융권의 긴급 경영자금 지원을 건의했다.

(주)에스티에이 윤명우 대표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의 중소기업육성기금 등 각종 자금 상환기간 및 거치기간 연장과 대출이자 지급유예 등을 금융권에 요청했다.

삼성공원(주) 정광양 대표는 1인당 월 80만원 씩 지원해온 중소기업 인력보조금 지원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해줄 것을 건의했다.

4일 군산상공회의소에서 김완주 지사 주재로 열린 간담회

아이에스테크 장봉민 부사장은 “수출위기를 겪고 있는 GM대우 활성화를 위해 전라북도와 군산시의 대우차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며 “군산시 차원에서 대우차 판매 프로그램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세일인텍(주) 이상구 공장장은 “GM군산공장의 생산량 감축으로 협력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협력업체 역시 잔업과 특근을 없애는 GM군산공장에 맞추려다보니 불필요한 경영자금이 지출되고 있는 만큼 군산공장의 집중생산방식을 변경해 줄 것”을 대우측에 건의했다.

김완주 지사는 “전라북도와 일선 시군은 물론 도내 모든 유관기관이 대우차를 구매하도록 도 산하 경제살리기도민운동본부를 통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여나갈 계획이며, 우선 공공기관의 내구연한 도래 차량부터 대우차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문동신 시장은 “GM대우 정상화를 위해 군산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양일 군산상의회장은 “군산지역에서 여신이 많은 금융기관도 있지만, 지역자금을 속속 빼가는 은행들도 있다“며 어려운 때 지역 금융기관이 지역업체 지원을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금융권 및 신보와 기보 관계자들은 금융위기와 무관하게 지원준비를 갖추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상담해 줄 것을 제안한 후 중소기업을 위한 각종 제도와 정책자금 등을 홍보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협력업체 경영진은 경영안정자금의 신용대출 확대 및 유관기관의 과감한 보증지원 등을 요청하는 등 절박한 입장을 보인 반면에 금융권 측은 그동안의 지원실적 홍보나 신용관리 중요성 등을 강조하는 등 형식적인 태도를 보여 적지 않은 온도차를 느끼게 했다.

한편 군산 지역경제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GM대우가 세계 금융위기로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서 어려움에 직면하자 군산시 등 유관기관은 물론 시민들 역시 GM대우 정상화를 위한 십시일반 노력을 해야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